The monthly art magazine PUBLIC ART new artists 2011






038 close up - 2011 Public Art New Hero!_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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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지 영 (Choi, ji-young)

나는 원한다, 고로 존재한다


최지영의 작업은 사적 공간에 대한 욕망에서 출발한다. 그녀는 욕조, 샹젤리제, 촛대 등 귀족적인 성향이 묻어나는 오브제를 그녀의 가장 집약적인 사적 공간인 캔버스에 채워 넣는다. 유화로 표현한 이 오브제들은 농밀한 물기를 머금고 캔버스 위에 궁굴고 있다. 빛을 반사하는 텅 빈 욕조의 표면, 어둠을 밝히는 샹젤리제는 관객을 고요하게 응시하고, 관객들의 시선을 여유롭게 즐긴다. 그러나 이렇게 관능미가 뚝뚝 떨어지는 표현 기법과는 대조적으로 그녀는 무채색 계열의 모노톤으로 캔버스의 배경색을 지정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첫째로 정적이고 검소한 느낌의 색채는 욕망에 관한 패티쉬를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둘째로, 이런 상쇄적인 기법은 현실에서는 소유할 수 없는 갈망의 박탈감을 위로하는 작가의 심리를 투영한다. 그녀는 꽉 찬 색채를 지워나가며 오브제의 형태를 드러내는 형식으로, 그녀가 투영한 욕망을 하나씩 벗겨낸다.
개인적인 욕망의 투영으로 시작한 그녀의 작품은 그러나 결국은 관람하는 이를 향한 위로로 종착한다. 그녀가 앞으로 좀 더 집중적으로 다룰 대상인 ‘욕조’는, 사람들이 가장 무방비한 상태로 심신을 위로받고자 몸을 누이는 곳이다. 욕망으로 점철된 허물을 벗어내고 태아와 같은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는 완벽하게 사적인 공간. 이곳에서 그녀와 타인이 욕망의 하강을 경험하고 위로받을 수 있기를, 그녀는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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